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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JOURNAL #2 포토그래퍼 PYOKISIK

“자연을 찍는다는 것은 나만 게을러지지 않는다면 문제될 조건이 없어요.”

자기 소개를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사진 찍고 있는 표기식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사진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사실 저는 미술을 전공했어요. 주로 아트워크 위주의 모션 그래픽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편집 디자인 등 다른 영역에 대해 고민하던 무렵, 그 당시 취미였던 사진이 일로 연결되는 순간을 발견했고, 그 후 상업 사진까지 진행하게 되었어요.

주로 자연을 대상으로 한 사진이 많은데, 이유가 있나요?

방학 때 친구들이 모두 집으로 떠나면 혼자 남아 카메라를 들고 자연을 찍으러 다니던 취미가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 같아요. 현상한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음날 언제든 다시 그 자리에 가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 편히 다가왔어요. 물론 날씨와 같은 모든 조건이 달라지지만 제 기준에 사람을 찍는 것은 따져야 할 조건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자연을 찍는 것은 나만 게을러지지 않으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아무 무리가 없으니까요.

<나무가 서 있다. 자라는 나무가 서 있다.> 프로젝트가 인상적이에요. 에피소드가 궁금해요.

이 프로젝트는 2013년 여름에 처음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 해 1월 말 저의 데뷔작 샤이니의 <Dream Girl> 앨범 재킷 촬영을 진행하면서 한편으론 이후 작업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를 품었는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아 조급한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러던 때 자주 찾던 한강에 문득 사진 한 장을 찍었어요. 며칠 뒤 다시 한강에 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지난번에 찍은 사진과 프레임이 비슷한 걸 발견하고 ‘아! 이걸 해보면 되겠다.’란 생각을 하게 됐어요. 호흡이 긴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단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작정 시작했던 것 같아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후 지인들에게 ‘이 나무를 일 년 동안 찍을 거야.’라며 설명하고 다녔어요. 내가 이걸 이야기함으로써 스스로와의 약속을 다시 한 번 새기는 행위였죠.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영화 포스터 촬영 중에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있어요. <족구왕> 촬영 때 배우들과 땀 뻘뻘 흘리며 정말 열심히 찍었는데, 그때의 무드들이 기억에 남아요. 포스터를 보면 땀 자국이 있는데, 연출이 아닌 재홍이가 실제로 흘린 땀이에요. <땐뽀걸즈>는 거제의 한 해변에서 촬영했어요. 비교적 어린 배우들과 촬영을 진행해야 했기에 어떤 음악을 틀어야 할지 고민하다 나이대를 고려해 블랙핑크 노래를 틀기로 결정했어요. 해변에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배우들에게 빙글빙글 돌며 춤추라고 한 게 다였어요. 현장에 없으면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죠.

“강은 스스로 반짝이지 않지만, 우리는 그 반짝임을 관찰하죠. 사람도 그런 것 같아요.”

현재는 어떤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평소 자전거를 즐겨 타는데, 최근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많이 타질 못 하다가 올해 들어 다시 타기 시작했어요. 저는 심심한 걸 못 견뎌서 부지런히 이곳저곳 다니려고 해요. 그렇다고 해서 여행을 즐기는 건 아니고요. 제가 다니고, 많은 사람들이 가는 곳에서 무언가를 찾고 발견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만족하는 삶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 있다면요?

마음이 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것. 저는 관광지에서 사람들이 요청하는 단체사진 촬영을 정말 좋아해요. 그 촬영은 사진을 찍어준 저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어느 상황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순간에 제가 사진을 찍어주는 것 자체가 저에겐 행복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삶을 한마디 단어로 표현한다면요?

Life is River.

그렇게 표현한 이유가 궁금해요.

강은 스스로 반짝이지 않고, 해로 인해 반짝임이 생기는 존재입니다. 우리가 보는 강의 반짝임은 사실 강에 비친 햇빛의 반짝임이죠. 사람도 그런 존재라고 생각해요. 비록 스스로를 반짝이지 않는 존재라 생각할지라도 남들에겐 반짝이는 존재로 보일 수 있는 거죠. 그렇게 빛나는 순간이 있음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또 강의 색은 하늘을 투영하거나 조연의 불빛 등 비추는 존재에 따라 굉장히 다양해집니다. 우리도 살면서 인생의 수많은 조연들과 함께하며 색과 반짝임을 갖는다고 생각해요. 그런 모습이 제가 관찰하던 강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삶에 계획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가장 가까운 계획부터 말하자면, 사진집을 만드는 것과 곧 있을 촬영들을 무사히 마치는 거에요. 사진집은 지금까지 찍었던 나무 한 권, 하늘과 구름 한 권, 그리고 강 한 권으로 총 세 권을 하나로 묶어 내려고 해요. 아마 연말에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질문이에요. 당신에게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요?

지금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잘 해내는 것.

표기식 Pyo Kisik
포토그래퍼 Photographer

pyokisik.com
인스타그램 @pyoki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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